
코드를 직접 쓰지 않고 AI에게 말로 시켜서 프로그램을 만드는 것을 요즘 「바이브 코딩」이라고 부릅니다. 2025년 초에 생긴 말이고, 지금은 실제로 그렇게 만든 앱과 서비스가 쏟아지고 있습니다.
바이브 코딩 후기는 이미 많습니다. 그런데 대부분 틀려도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는 것을 만듭니다. 할 일 목록, 간단한 웹페이지, 게임 같은 것들입니다. 틀리면 고치면 그만입니다.
저는 실제 증권 계좌에 붙어서 진짜 돈으로 주식을 사고파는 프로그램을 바이브 코딩으로 만들었습니다. 오늘로 103일째입니다. 여기서는 다른 일이 벌어집니다. 이 글은 그 기록입니다.
103일 동안 실제로 만들어진 것
첫 파일을 만든 날이 2026년 5월 21일입니다. 오늘이 8월 31일이니 103일이 지났습니다. 그 사이에 제 컴퓨터에 쌓인 것을 그대로 세어 봤습니다.
| 무엇 | 얼마나 |
|---|---|
| 파이썬 파일 | 473개 |
| 코드 줄 수 | 125,951줄 |
| 스케줄러에 등록돼 자동으로 도는 프로그램 | 9개 |
| 자동으로 받아 모은 증권사 리포트 | 3,264건 |
| 쌓인 자료 데이터베이스 | 149MB |
하루에 1,200줄씩 쌓인 셈입니다. 제가 쓴 줄은 한 줄도 없습니다. 전부 「이렇게 해줘」라고 말해서 나온 것입니다.
지금 이 프로그램들은 제가 아무것도 하지 않아도 알아서 돕니다. 아침 7시에 미국 시장 마감을 정리하고, 8시에 증권사 리서치를 받아 읽고, 9시에 그날 자료를 보관하고, 장이 끝나면 16시 10분에 그날 매매를 결산하고, 19시 30분에 국내 시장 마감을 정리하고, 20시 30분에 심층 리포트를 요약합니다.
되는 것 — 여기는 정말 놀랍습니다
솔직히 말하면 만드는 속도는 상상 이상입니다.
「증권사 홈페이지에서 리포트 PDF를 자동으로 받아서, 글자를 뽑아내고, 요약해서 매일 저녁에 텔레그램으로 보내줘」 — 이 한 문장으로 시작해서 돌아가는 물건이 나오기까지 하루가 안 걸렸습니다. 제가 한 일은 어디가 이상한지 말해주는 것뿐이었습니다.
예전 같으면 이걸 만들려고 파이썬 문법부터 배웠어야 합니다. HTTP 요청이 뭔지, PDF에서 글자를 어떻게 뽑는지, 텔레그램 봇을 어떻게 만드는지 각각 공부했어야 합니다. 몇 달은 걸렸을 것이고, 아마 중간에 그만뒀을 것입니다.
그래서 「바이브 코딩이 진짜 되느냐」는 질문에는 됩니다라고 답하겠습니다. 103일 동안 12만 줄이 그 증거입니다.
문제는 그다음입니다.

돈이 걸리면 다른 일이 벌어집니다
바이브 코딩으로 만든 것은 「대체로 잘 돌아갑니다」. 문제는 돈을 다루는 프로그램에서는 「대체로」가 사고라는 점입니다. 실제로 제 계좌에서 벌어진 일 네 가지를 그대로 적겠습니다.
① 주식 수가 늘었는데 프로그램은 몰랐습니다
어느 날 가지고 있던 종목이 액면분할을 했습니다. 3주였던 것이 7주가 됐습니다. 값도 그만큼 나뉘었으니 제 돈은 그대로입니다.
그런데 프로그램은 3주만 팔았습니다. 살 때 「3주 샀다」고 자기 파일에 적어 두고, 팔 때 그 숫자를 그대로 쓴 것입니다. 4주가 계좌에 남았습니다. 증권사 잔고에는 7주라고 분명히 적혀 있었는데, 프로그램은 자기가 적어 둔 메모를 더 믿었습니다.
AI에게 「산 수량을 기억해 뒀다가 팔아」라고 하면 정확히 이렇게 만들어 줍니다. 그게 틀린 코드는 아닙니다. 다만 주식 수가 도중에 바뀔 수 있다는 걸 아무도 말해주지 않았을 뿐입니다.
② 검사하려고 만든 프로그램이 진짜 기록을 지웠습니다
보유 종목 파일이 제대로 돼 있는지 검사하는 프로그램을 만들었습니다. 읽어보고 이상하면 알려주는, 안전해 보이는 물건입니다.
그런데 이 검사 프로그램이 진짜 보유 내역 파일을 자기 시험용 내용으로 덮어썼습니다. 시험을 마치고 원래대로 되돌리는 부분이 있었는데, 되돌리기 전에 프로그램이 멈추면 그냥 시험용 내용이 남습니다.
실제 계좌에는 종목이 그대로 있는데 프로그램은 다른 목록을 들고 있는 상태였습니다. 읽기만 하는 줄 알았던 것이 쓰고 있었습니다.
③ 90.5%가 125.7%로 읽혔습니다
한 종목에 너무 많이 넣지 않도록 한도를 걸어 뒀습니다. 그런데 어느 날부터 매수가 전부 막혔습니다. 한도를 넘었다는 것입니다.
계좌를 열어 봤습니다. 예수금 32만원, 평가금액 313만원, 합쳐서 총자산 3,455,690원입니다. 그런데 프로그램은 비중을 125.7%로 읽고 있었습니다. 실제로는 90.5%였습니다.
이유는 나누는 자리가 어긋나 있었기 때문입니다. 위에는 산 가격의 합계 4,344,270원을 놓고, 아래에는 지금 총자산 3,455,690원을 놓았습니다. 위는 과거 값, 아래는 현재 값입니다. 단위가 다른 둘을 나눈 것입니다.
이런 건 화면을 봐도 안 보입니다. 숫자가 나오긴 나오니까요. 말이 되는 숫자가 나오면 사람은 의심하지 않습니다.
④ 13일 동안 멈춰 있는 걸 몰랐습니다
매일 장이 끝나면 그날 매매를 결산하는 프로그램이 돕니다. 어느 날 확인해 보니 8월 5일 이후로 기록이 없었습니다. 발견한 날이 8월 18일, 그러니까 13일 동안 멈춰 있었습니다.
더 나쁜 건 그 13일의 자산 기록이 영구히 사라졌다는 것입니다. 그날그날의 잔고는 지나가면 다시 못 만듭니다. 거래 내역은 증권사에 남아 있어서 9거래일치를 되살렸지만, 매일의 자산 곡선은 구멍이 난 채로 남았습니다.
멈춘 프로그램은 아무 소리도 내지 않습니다. 잘 돌 때와 완전히 똑같이 조용합니다.
왜 이런 일이 생기나
네 사고를 늘어놓고 보니 공통점이 있었습니다. 코드가 틀린 게 아니었습니다. 넷 다 제가 시킨 대로 정확히 만들어졌습니다.
문제는 제가 말하지 않은 것에 있었습니다.
| 내가 시킨 것 | 말하지 않은 것 |
|---|---|
| 산 수량을 기억해 뒀다 팔아라 | 수량은 도중에 바뀔 수 있다 |
| 파일이 멀쩡한지 검사해라 | 진짜 파일을 건드리면 안 된다 |
| 비중이 한도를 넘으면 막아라 | 위아래 단위가 같아야 한다 |
| 매일 결산해라 | 안 돌면 나에게 알려야 한다 |
말하지 않은 쪽은 전부 「당연한 것」입니다. 사람끼리라면 굳이 말하지 않아도 되는 것들입니다. 그런데 AI는 내가 말한 것만 만듭니다. 말하지 않은 당연함은 코드에 들어가지 않습니다.
장난감을 만들 때는 이게 안 보입니다. 틀려도 아무 일이 없으니까요. 돈이 걸리면 그때 보입니다. 그리고 그때는 이미 늦습니다.

그래서 지금은 이렇게 합니다
사고를 겪을 때마다 방법을 바꿨습니다. 지금 지키는 것은 세 가지입니다.
시키기 전에 「틀리면 안 되는 것」을 먼저 적습니다
예전에는 「이런 걸 만들어줘」로 시작했습니다. 지금은 「이건 틀리면 안 돼」를 먼저 적습니다.
매도 프로그램이라면 「파는 수량은 반드시 증권사 잔고에서 그때 다시 받아온 값이어야 한다. 내가 적어 둔 숫자를 쓰면 안 된다」를 먼저 씁니다. 이 한 줄이 있었으면 ①번 사고는 안 났습니다.
「됐습니다」를 믿지 않고 결과 파일을 봅니다
AI는 일을 마치면 「완료했습니다」라고 말합니다. 그 말은 「그렇게 하는 코드를 썼습니다」라는 뜻이지 「실제로 그렇게 됐습니다」가 아닙니다. 둘은 다릅니다.
그래서 지금은 결과가 남는 파일의 마지막 날짜를 직접 봅니다. 오늘 날짜가 아니면 안 돈 것입니다. ④번 사고는 이걸 안 해서 13일이 걸렸습니다.
검사를 믿기 전에 검사를 의심합니다
검사 프로그램을 만들어 두면 마음이 놓입니다. 그런데 고장 난 검사도 「통과」라고 말합니다.
그래서 검사를 새로 만들면 일부러 틀린 것을 하나 넣어 봅니다. 그걸 못 잡으면 그 검사는 아무것도 지키고 있지 않은 것입니다. 실제로 이렇게 해서, 통과라고 나오던 검사가 사실은 그 줄을 아예 안 보고 있었다는 걸 찾은 적이 있습니다.
바이브 코딩을 시작하려는 분께
말리지 않겠습니다. 103일 만에 12만 줄이 나온 건 사실이고, 저는 예전 방식으로는 이걸 못 만들었을 것입니다.
다만 두 가지를 나눠서 생각하시면 좋겠습니다.
| 틀려도 되는 것 | 틀리면 안 되는 것 | |
|---|---|---|
| 예 | 개인 도구 · 자료 정리 · 웹페이지 | 돈 · 계약 · 남의 자료 |
| 필요한 것 | 시키는 말솜씨 | 무엇이 틀리면 안 되는지 아는 감각 |
| 틀렸을 때 | 고치면 됩니다 | 되돌릴 수 없습니다 |
앞쪽은 오늘 당장 시작하셔도 됩니다. 뒤쪽은 작게, 잃어도 되는 돈으로 시작하시길 권합니다. 저도 그렇게 하고 있고, 그런데도 위의 네 가지를 겪었습니다.
이어지는 글에서는 103일 동안 실제로 만든 프로그램들을 하나씩 열어 보겠습니다.
※ 이 글은 개인의 경험 기록입니다. 특정 상품이나 종목을 권하지 않으며, 투자 판단과 그 결과는 본인에게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