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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동매매 일지/개발 이야기

코딩의 '코'도 모르던 직장인의 자동매매 개발 첫걸음

by 아트스탁 2026. 8. 19.

주식 이야기를 하기 전에, 눈 이야기부터 해야겠습니다.

저는 직장인입니다. 장이 열려 있는 시간에는 회사에 있으니, 매매는 스마트폰으로 할 수밖에 없습니다. 그런데 마흔을 넘기고 노안이 오면서 폰 화면이 잘 안 보이기 시작했습니다. 여기에 안구건조증까지 심해지니 화면을 5분도 들여다보기가 어려웠습니다.

그래도 주식은 해야 하니까 봤습니다. 눈이 아파서 눈물이 줄줄 흐르는 채로 호가창을 들여다봤습니다. 지금 생각하면 참 미련한 짓인데, 그때는 다른 방법이 없다고 생각했습니다.

머릿속에는 항상 있었던 생각

주식을 오래 하다 보면 자기만의 기준이 생깁니다. 어떤 조건에서 사고, 어디서 손절하고, 무엇을 거르는지. 저도 나름의 지식과 노하우가 쌓여 있었습니다.

그래서 늘 이런 생각을 했습니다. 이걸 프로그램으로 만들면 되지 않을까. 내가 화면을 안 봐도 프로그램이 대신 조건을 찾아주면, 눈물 흘리며 폰을 볼 일도 없을 텐데.

하지만 거기까지였습니다. 저는 프로그래머가 아닙니다. 코딩의 '코'도 모르는 사람입니다. 불가능한 이야기라고 생각하고 그냥 참았습니다. 몇 년을 그렇게 참았습니다.

친구가 프로그램을 만들고 있었습니다

그러다 어느 날, AI를 잘 다루는 친구가 클로드로 프로그램을 만드는 걸 봤습니다.

솔직히 두려운 마음이 먼저 들었습니다. 나는 저런 걸 해본 적이 없는데. 그런데 동시에 다른 마음도 올라왔습니다. 지금 같은 AI 시대에 여기서 시작을 못 하면 정말 뒤처지겠다는 압박감이었습니다.

그래서 따라 시작했습니다. 별 기대는 없었습니다.

그런데 해보니 생각보다 쉬웠습니다. 코딩을 전혀 모르는데도 말이 통했습니다. 요즘은 이렇게 말로 하는 코딩을 바이브 코딩이라고 부르며 새롭게 주목받고 있다더군요. 저는 그 용어도 나중에 알았습니다.

메모장에 붙여넣던 시절

처음에는 방법을 몰라서 무식하게 했습니다.

채팅창에서 코드를 짜주면 그걸 복사해서 메모장에 붙여넣고, 확장자를 .py로 바꿔서 저장했습니다. py가 파이썬이라는 것도 그때 처음 알았습니다. 파이썬이 뭔지 알 리가 없었죠. 그냥 시키는 대로 한 겁니다.

그렇게 만든 첫 프로그램이 급등주를 찾아주는 스캐너였습니다.

그런데 만들어놓고 실행을 못 했습니다. 터미널이 어쩌고 명령어가 어쩌고 설명해주는데 하나도 모르겠더군요. 그래서 그냥 이렇게 말했습니다.

"더블클릭하면 실행되게 해줘"

그랬더니 배치파일이라는 걸 만들어주더군요. 그 파일을 더블클릭하는 순간, 제가 만든 첫 스캐너가 돌아갔습니다.

이게 제 첫 프로그램입니다

처음 만든 KOSPI KOSDAQ 급등 스크리닝 프로그램 화면 - 거래대금, 등락률, 시가총액 슬라이더와 결과 목록
급등종목 자동 스캐너 초기버전

참 허접합니다. 슬라이더 세 개에 표 하나가 전부입니다. 디자인이랄 것도 없고, 기능도 조건 걸어서 걸러내는 게 다입니다.

그런데 허접해도 실제로 동작합니다. 거래대금과 등락률, 시가총액 기준을 넣고 버튼을 누르면 전체 2,760개 종목 중에서 조건에 맞는 것만 걸러서 보여줍니다. 제가 눈으로 하나하나 훑던 일을 몇 초 만에 끝냅니다.

그리고 저에게 더 중요한 건 따로 있었습니다.

프로그램을 아예 모르던 사람이, 클로드와 채팅만으로 이걸 단 하루 만에 만들었습니다.

몇 년을 "나는 프로그래머가 아니니까"라며 미뤄뒀던 일이었습니다. 그게 하루짜리였습니다. 그 사실이 화면에 뜬 종목 목록보다 훨씬 충격이었습니다.

클로드 코드를 알게 된 날

코딩을 모르는 채로 자동매매를 만든 과정 - 채팅창 복사 붙여넣기, 배치파일, 클로드 코드 3단계

한동안은 계속 그 방식이었습니다. 채팅창에서 코드를 받아 복사하고, 메모장에 붙여넣고, 저장하고, 실행하고, 오류가 나면 그 오류를 다시 복사해서 채팅창에 붙여넣고. 말 그대로 노가다였습니다.

그러다 친구가 클로드 코드라는 게 있다고 알려줬습니다. 뭔지도 모르고 그냥 들이댔습니다.

그 이후로 완전히 신세계가 열렸습니다.

복사·붙여넣기가 필요 없어졌습니다. 파일을 직접 읽고 직접 고쳐줍니다. 오류가 나면 그 오류를 알아서 보고 수정합니다. 제가 하던 노가다가 통째로 사라진 겁니다.

여기서부터 속도가 완전히 달라졌습니다.

지금

슬라이더 세 개짜리 스캐너로 시작했던 게, 지금은 돌파 감지와 수급 스캐너, 백테스팅 도구까지 늘어났습니다. 장이 끝나면 브리핑이 알아서 정리되어 옵니다.

무엇보다, 이제는 눈물을 흘리면서 폰을 들여다보지 않습니다. 조건에 맞는 종목이 나오면 알림이 옵니다. 그거면 됩니다.

코딩을 모르는 사람이 프로그램을 만드는 게 가능한 시대가 됐습니다. 저는 그 사실을 몇 년 늦게 알았습니다. 그때 시작했으면 눈이 조금 덜 아팠을 텐데 싶기도 합니다.

혹시 지금 "나는 프로그래머가 아니라서"라며 미뤄두신 게 있다면, 그게 생각보다 하루짜리일지도 모릅니다. 저처럼 몇 년을 미룰 일이 아닐 수 있습니다.

이 블로그에는 그 과정에서 막혔던 것들과 해결한 방법을 정리해두려고 합니다. 제가 헤맨 시간만큼, 누군가는 덜 헤맸으면 해서입니다.

※ 이 글은 개인의 개발 경험을 기록한 것이며, 특정 종목의 매수·매도를 권유하지 않습니다. 화면에 보이는 종목은 조건 검색 결과 예시일 뿐입니다.